목요일, 1월 28, 2010

태양의 저편

EU의 승인으로 공식적으로 오러클과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합병이 완료되었다.

선의 창업자인 스콧 맥닐리는 지난 28년을 회고하는 메일을 선의 직원들에게 보냈다.

http://74.125.155.132/search?q=cache:uSxvX0PVUkQJ:tmacwords.wordpress.com/2010/01/26/scott-mcnealys-last-sun-email/+scott-mcnealys-last-sun-email&cd=2&hl=ko&ct=clnk&gl=kr&client=firefox-a

이제 자바 언어의 관리인(steward) 지위도 선에서 오러클로 넘어갔다.
(많은 부분을 오픈 커뮤니티가 함께 권한을 나누고 있다고는 하지만..)

선은 전형적인 R&D 중심의 기술 회사라고 부를 수 있다.
솔라리스와 자바는 선의 대단한 히트작이라고 부를 수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로서 많은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또, 하드웨어 회사로서 경쟁사를 따돌리지는 못했지만, 영향력 있는 Number 3 의 자리를 줄곧 유지해왔다.

이제 오러클에 인수된 선은 여러가지 문화적 충돌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R&D 의 변화와 조직 통합은 문화와 전통의 상이함을 극복해야 할 어려운 과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선의 직원들도 선의 창업주들도 또 주주들도 재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나빠지지 않았다.
또다른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몇 차례에 걸친 구조조정을 지나면서 선은 독자 생존을 모색했지만, 더 빠른 진화를 요구하는 IT 환경의 변화에 결국 혼자 달려가기엔 힘이 부쳤던 셈이다.

어렵게 절벽을 오른 후에 펼쳐진 평원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겠지만, 등반을 하는 것과 평원을 달리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제이니 새로운 도전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태양이 지는 날에 자바의 앞날을 열어줄 신의 메시지를 기대한다.

화요일, 1월 26, 2010

회사의 위기에서 사람을 돌아보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만 오래 일하다보니, 소프트웨어 산업이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또, 가치를 창출하지도 못하는 나라 현실에서 몇 차례의 기업 위기를 경험한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면서도 내가 좀 더 잘하는 영역으로 바꿔보자 하면서 전직을 했다.
telco 관련 기업에서 Java 언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전직하였다.
이 무렵에는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보다는 좀더 좋은 기회를 찾는 의미가 컸다. 대기업에서 벤처로의 이동이랄까.

두번째는 닷컴 버블과 코스닥 버블이 꺼지면서 과대평가된 기업의 기술 가치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하였다. 매출 실적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하는 분위기로 급변하였기 때문에, 미래 기술 가치에 의존하던 기업으로서는 더 이상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캄캄한 터널 속을 지나야했다.
이 기업은 결국은 터널을 지난 후 기술 가치를 평가받아 다른 회사에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인수되었다.

이때는 터널의 초입에서 갑작스런 환경 변화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쳐 먼저 떠나고 말았다.

지금 또다시 어려움을 맞았다.
기술 수준이 이전 기업들에 비해 훨씬 높은 기업이고, 책임도 훨씬 높아진 자리에 있지만, 회사는 잠깐의 높은 매출에 취해 과도하게 투자를 여러 부문에 걸쳐 진행하였고, 때마침 불어닥친 전세계적인 금융 위기와 맞물려 매우 어려운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아직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번 경우와는 달리 상당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고, 보유한 부동산도 있어서 기업 정상화는 몇 달이라는 시간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다.

다만, 터널을 오래 지나오는 동안, 거의 반년이 지나면서 지치고, 믿음과 존중이 닳고, 의욕이 감추어진다. 또, 오랜 시간 같이 할 것 같던 동료들이 먼저 떠나가기도 한다.

이 시간들을 다 지켜내면서 소프트웨어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 회사는 아직 많은 가치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해보지만, 당장의 어둠은 목소리를 잦아들게 한다.

동료들과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 생존의 문제를 끊임없이 얘기하는 시점이다.
물론 생존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의 가닥을 잡고 있다.
적어도 이 회사는 붕괴 위기에서는 거의 벗어났다.
다만, 회복이 눈으로 보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 동안 정신없이 달려오며, 좌충우돌했다. 여기저기 아쉬운 기억들을 많이 남겼다.
삶의 문제로 연결하니 후회가 가득하다.

문득 옆을 돌아보니,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 아내는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믿고 기다린다. 예전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다. 아이들도 여전히 해맑고 아빠와의 어떤 고리도 약하게 하지 않았다.

삶의 문제만을 얘기하기엔 너무 힘들다. 본업인 소프트웨어 문제가 훨씬 익숙하다. 다만, 삶이 있다는 것, 아직 헛되지 않았다는 것 어려운 시기에 확인을 한다.

부끄러운 기억으로 가득하지만 좀더 시간을 다듬어갈 수 있겠다.
어두운 시간은 소망을 잠시 가리고 있을 뿐이다.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비관할 이유가 많지 않다.

세번째 기업의 위기에서는 터널을 지나 햇살 속으로 나갈 때까지 가치를 꼭 움켜쥐고 있을 것이다.

수요일, 1월 06, 2010

Open Source 의 수익 모델

오픈 소스의 수많은 광고성 문구에도 불구하고, 오픈 소스 전략의 수익성은 크게 검증된 적이 없었다.

오픈 소스화해서 SW와 관련 기술을 공동 명의의 자산으로 등록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비즈니스 월드에서 이와 관련하여 기업이 생존하고 수익을 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모델이 많지 않았다.

SW 제품을 개발하는 관점에서 보면 제품 개발의 부품으로 검증된 오픈 소스를 활용하는 것은 유익한 접근법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부품으로 사용하는 순간부터 그 부품에 대한 책임을 가져가는 조건이 붙는다.

제품의 핵심 부품 혹은 차별성을 가지는 부품은 자체 개발하고, 다른 부품들은 오픈 소스를 활용하는 전략은 개발 전략에서 점점 더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한다.

일부 부품에 오픈 소스를 활용하는 전략 외에 제품 전체를 오픈 소스화하는 경우는 어떨까?

이 부분은 커뮤니티의 활성화와 개발 프로세스의 고도화 등의 요인에 따라 좌우되기는 하지만, 리눅스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성공 사례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경우 수익 모델이다.
제품 라이센스 기반의 수익 모델은 오픈 소스 기반의 제품에서는 매우 큰 한계를 가진다.

물론 단순히 소스를 공개하기만 하고 기업에서 모든 소스를 컨트롤하는 경우에는 약간의 커뮤니티 contribution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제품 라이센스 기반 수익 모델이 가능하다.
이 경우는 제품의 배타적 소유권이 public domain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 기업에 있는 경우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JBoss를 인수한 RedHat과 같이 오픈 소스 비즈니스는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 대한 상업적 지원 즉, 유지보수 서비스에 기반한 수익모델을 가진다.
하지만, 이 경우는 인적 지원에 대한 비용을 수익 모델로 하는 것이므로 폭발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여주었듯이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의 수익 모델은 MS 윈도우와 MS 오피스처럼 엄청난 양의 제품 라이센스 비용을 통해 폭발력을 가지는 것이다.

기사에서 인용하자면 "오픈 소스는 개발자를 끌어들이고 동기를 부여하는 대단한 전략이긴 하지만, 직접적인 수익 모델은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Open source is a fantastic strategy for attracting and encouraging developers, but offers relatively weak direct revenue models.

(cited from http://news.cnet.com/8301-13505_3-10411164-16.html)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오픈소스 전략으로 구축하였지만, 매우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만들었고, 많은 모바일 기업들이 앞다투어 참여하는 장으로 만들었다.
대단한 일을 하였음에 분명하지만 과연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추구하는 수익 모델은 뭘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직접적인 수익 모델이 취약한 대신 상대적인 수익 모델이 있는 것일까?
MS를 포함한 타 경쟁사의 독점을 무너뜨리면서, 기존 시장 지배자들의 지배 영역을 조금씩 비껴가는 특성을 가진 제품들을 하나의 큰 흐름 하에 연이어 출시해내면서 그 결과물은 또다른 제품 라이센스의 수익일지 혹은 포털 서비스 영역의 확산일지 궁금하다.

구글에서 직접 만든 안드로이드 폰(이른바 구글 폰)이 출시된다고 한다.
그럼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수익은 일부 간접적이면서도 하드웨어 제품인 구글폰의 라이센스를 통하여 발생하고 또, 경쟁을 버텨내는 동시에 시장을 새롭게 지배하는 힘에서도 발생한다고 봐야 할까.
(오픈 소스 전략은 직접적인 수익이 없지만 시장 지배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은 놀라운 교훈이다. 그 지배로부터 커다란 간접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P.S
다음 기사에서 일부 인용.. http://www.hani.co.kr/arti/economy/it/397420.html
"그동안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개발해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무료로 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콘텐츠 장터인 안드로이드마켓 운영을 통해 광고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운영했다. 이에 기반한 안드로이드폰은 2008년 10월 에이치티시를 통해 첫 제품을 선보인 이래 48개국의 59개 이통사를 통해 20개 단말기를 출시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과 앱스토어 시장에서 패권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아 구글도 직접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