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함, 할 수 있음, 그저 맞섬, ...
정신 차릴 틈 없이 몰아치는 업무 상의 이벤트들 속에 정말 스스로의 존재감마저 놓치는 때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것이 개발자의 품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화 정책과 영업 진행 상황 등의 긴장감 속에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어떤 무중력, 진공 상태의 개발이라는 말은 현실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개발의 와중에서 준비가 미처 제대로 이루어지기 전에 외부적인 이벤트에 대처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경험이라는 것은 이런 와중에서도 이벤트에 대해 화풀이하지 않고 끝내 최선을 다해 제품의 성공적인 성취를 위해 목표를 향해 가도록 도와줍니다. 이것이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개발 성원들 중 모자라는 부분들이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자칫 중요한 일을 감당할 능력이나 자세가 되어 있지 못한 성원에게 맡길 경우 엄청난 후과에 시달릴 때가 있지요. 과도한 이벤트성 목표를 향해 불나방처럼 달려갈 때도 그 후과가 엄청나구요. 몇 달을 이러한 복합된 사고들의 후과로 집에도 제대로 못들어가고 뒷감당하느라.. 멍해졌습니다. 집에서 밥 먹는 일이 무척이나 어색하고, 한 집에서 같이 살면서 아빠를 그리워 해야 하는 딸과 아들에게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하겠지요.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여부를 가리는 일은 점점 더 어렵습니다. 혼자 다 하는 일이 아니어서, 사람마다 그 상태를 다 알기는 어려운 탓입니다. 마음가짐과 능력, 건강 상태... 일단 해야 할 일로 판명되었으면 최선을 다 해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쓰러지더라도, 조금은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책임있는 자리에 있기에 그저 맞서고 있어야겠지요. 소프트웨어 개발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군요. Best of breed product를 위해서는 코드 한 줄 한 줄에 정성을 쏟고, 고객과 시장에 절대적으로 헌신하며, 기술적인 미래를 담아내야겠지요.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개발 자체를 기쁨으로 하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