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이 Google인 게시물 표시

소프트웨어 팀을 코칭한다는 것

이미지
연구소장으로 몸담아왔던 직장을 갑작스레 퇴직하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몇몇 연구원들이 찾아온다. 왠지 뭉클하면서도 최악의 관리자였던 내가 조금은 나아졌나보다 하는 위안도 든다. 개인적으로 10여년 간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관리자로서 몇 가지 시기를 거쳤다. 제 1기는 관리자를 맡은 개발자 . 이때는 관리자라기보다는 개발자였다. 정체성이 개발자인데 수십명을 관리해야 하는 관리자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당시에는 팀원들을 코칭한다거나 친밀감을 개선한다거나 하는 데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조직 관리는 스스로의 목표에 들지도 못했던 것이다. 늘 조직의 소프트웨어 미션에만 신경을 쓰고 팀원들의 성장이나 상태에는 전혀 신경을 쓸 줄 몰랐다. 팀원들의 코드에 문제가 있으면 내가 다시 짜버리지 하는 생각이 컸었고, 스스로가 메인 코더였고 실제 백만 LoC에 달하는 코드를 작성했던 시기였다. 아마도 당시 팀원들은 황무지에 버려진 처지로 생각하면서 매니저가 너무 열심히 일을 하기 때문에 완전히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인 취급을 했을 것이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조금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ㅠ_ㅠ 제 2기는 코칭을 처음 해보는 난폭한 관리자 이때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지했다. 가능하면 스스로 하는 코딩을 줄이려고 노력했고, 팀원들을 코칭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수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팀원들을 데리고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매우 힘든 미션이기도 했지만, 더 중요하게는 아무런 경험없는 신입 팀원들을 하나씩 코칭하면서 가장 비효율적인 접근을 했다. 신입 팀원들의 결과물들은 소프트웨어 경험이 이미 십년이 넘은 사람이 보기엔 너무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았고, 이를 극복하고 결과를 만들려는 당위성에 짓눌려 몹시 공격적으로 팀원들을 다그쳤다. 팀이 전체적으로 회사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팀원들의 상실감이 매우 컸다. 결국 신입 팀원들은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조금씩 나아졌고(원래 걸리는 시...

소프트웨어 조직의 관리에 대한 단상

관리라는 말은 정말 싫어하던 말이다. 스스로 자기 일을 잘 하면 되지, 왜 관리가 필요할까? 그런 생각이 강했다. 나이가 들어 관리자의 역할을 맡게 되어서도 관리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깨닫지 못했다. 아마도 내가 속한 팀의 팀원들은 무관리(?)한 관리자에 어이없어했을 것이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혼자서도 잘해야 하겠지만 함께 해야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혼자서도 잘해야 하는 게 바뀌는 건 아니겠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면 모두 관리의 영역에 포함된다. 뒤늦게 관리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뒤늦게 하게 된 것이다. 관리라는 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관리라는 말 자체가 정태적인 관료 조직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 문화에서 보이는 관리자들은 전문성 없는 단순 관리자들이다. 자신의 역할이 기업 내 정치랄까 줄서기가 핵심인 가부장적인 존재들이다. 목적이 분명한 조직은 목적에 맞는 관리 체계를 가져야 한다. 관리자로서 가장 큰 실패는 관리자가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구글과 같은 인재들이 모인 조직은 당연히 관리를 싫어한다. 스스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굳이 관리를 받으면서 일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도 목적을 가진 기업이고 이에 따라 사람들을 조직화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가 없을 수가 없다. 불필요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좀더 목적에 필요한 부분으로 관리를 최소화하려고 노력을 할 뿐이다. 관리의 출발점은 목표 설정(goal setting) 이라고 생각한다. 목적 조직에서 관리자들은 틀에 박힌 형식을 중시해서는 안된다. 항상 뚜렷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 된다. 물론 경험과 조언 등이 있으면 더 나은 시도를 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겠지만. 목적 조직은 결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

태양의 유산

태양과 두 가지 사건 얼마 전인 6월 16일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클라우드 스타트업인 Joyent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 조직을 축소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의 기업을 인수하고 현지 연구소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교차하면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 조금 앞선 5월 26일 구글과 오라클의 자바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원 배심원단은 구글이 자바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API 호환을 통한 기술 경쟁 보장이라는 공정 사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이전 저작권 침해 심의 항소심에서는 미 법무부에서 안드로이드의 자바 API 부분 사용은 호환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공정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언뜻 상관없어 보이는 두 개의 사건은 모두 지금은 오라클에 인수되어 사라진 기술회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기술 유산을 둘러싼 사건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사(이하 선 사)는 '네트웍이 컴퓨터'(The Network is The Computer)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운영체제로부터 가상머신, 미들웨어 등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네트웍 기반 컴퓨팅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였다. 네트웍이 바로 컴퓨터라는 사상은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현실을 예언한 핵심 아이디어이다. 프로세서 칩과 스토리지 장비, 유닉스 머신 등과 솔라리스 운영체제, 자바 언어 등 핵심 기술을 보유했던 이 회사는 닷컴 버블 이후 점점 더 심해지는 유닉스 시장의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또, 미래 가치를 크게 평가받았던 자바 기술로 별다른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찾지 못해 결국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오라클에게 인수되고 말았다. 구글은 자바 기술을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일부를 무단 복제하여 사용하여 엄청난 흥행을 거둠으로써 사실상 선 사가 자바 기술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직접적...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중에서

에릭 슈미트 등이 쓴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는 구글러들의 기본 판단 방식을 잘 드러내고 있다. 많은 부분들에 공감하고, 또 이들이 하지 못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몇 가지 공감한 글들을 옮겨본다. (번역에 문제가 좀 있다고들 하는데 크게 느끼진 못했지만, 역자가 IT를 잘 몰라서 잘못된 역주를 달아둔 경우는 거슬렸다.  최대의 오류는 안드로이드의 파편화fragmentation을 얘기하는데 disk fragmentation을 역주로 단 부분. 본문들도 그런 점에서 모호하거나 반대로 보이는 해석들이 몇가지 있는 것 같다.) "시장조사로는 고객이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없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고객 자신에게 필요한데도 아직 몰라서 원하지 못했던 것을 찾아내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법이다" "제품개발 전략의 토대를 기술혁신에 둔다면 여러분은 단순히 고객이 찾는 것을 공급하는 식의 me-too products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혁신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할수 없는 제품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기술혁신이란 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며, 여러 기술의 발전을 접합시켜 새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combinational innovation의 시대에 이미 접어들었다. " 두 가지 방법 (오픈을 택한 안드로이드와 폐쇄를 택한 iOS) 모두 승리했다. 그런데 아이폰으로 애플이 성공한 것은 구글의 검색기능과 마찬가지로 급성장하는 업계에서 확실히 우월한 제품을 창조해낸 이례적인 기술혁신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이렇게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극단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보라. 그렇지 않다면 초기 설정을 개방에 맞춰라. "   " 열정적인 사람은 그 열정을 가슴에 품고 있을 뿐 남에게 알리지 않는다. 이들은 열정을 생활 속에 간직하고 있다. 열정이...

구글의 창업자 래리와 세르게이가 원하는 구글의 관리 방식

이미지
래리나 세르게이 같은 친구들은 어떻게 구글을 이끌고 싶어할까? 처음엔 관리자가 필요없는 기술 회사를 꿈꿨다. 경험은 중요치 않고 통찰력을 중시하는 기술 회사. 구글에서 매니저의 역할은 엔지니어들을 명령이 아니라 수치를 근거로 어떤 생각하는 방법으로 유혹하는 일이다. 구글은 여전히 매우 강한 동기를 가진, 또 프로젝트에 대한 강한 ownership을 가진 작은 팀으로 나눠 관리하고 싶어한다. 현실적으로 인원이 수만명이 되면서 구글은 하나의 목표 관리 체계를 도입한다. John Doerr가 제시한 OKR(원래 인텔의 창시자인 앤디 그로브가 주장) 관리 체계를 전면 도입한다. 이 Objective & Key Results 방법은 모두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우선 순위를 매우 명백하게 확인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의 일부분을 읽었지만 읽을수록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은 전형적인 천재 기업가 (천재 엔지니어이자 저돌적인 스타일의 기업가) 스타일임을 알게 된다. (nerd!) 이들이 생각하는 방식은 놀랍게도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 창업주의 사고 방식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OKR의 특징을 대충 다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Objective & Key Results :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해 수치로 표현되는 핵심 결과 목록을 나열 개인 OKR, 팀 OKR, 회사 OKR 별도 작성 주로 개인별이 중요하며, 회사나 부서의 특별히 중요한 목표가 있을 때 회사나 부서의 OKR을 작성 분기별 OKR (변경되지 않음), 연간 OKR (지속적으로 변경 가능) 핵심 결과 목록을 채점 채점은 수분만에 바로 이루어져야 함 분기별 OKR의 핵심 결과 목록 채점은 보통 작성 후 두 달 후에 본인이 직접 작성. 점수와 다음 OKR을 공유하기 위해 모두가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 (분기별로 OKR 초안을 작성한 다음에) 분기별로, 회사 OKR가 주어진 후에 (개인별 OKR은 회사와 팀 OKR이 만들어진 후에 만들 수 있다. O...

소셜, 모바일, 창의, 혁신 관련 중심으로 지난 Tweet들 정리 (2011.7.9~2011.7.31)

7월이 가고 8월. 안철수 교수님의 시간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 속을 울립니다. <아웃라이어>를 보면 어떤 분야든 1만 시간을 투입해야 전문성이 쌓이고 성공할 수 있는 기본 자격 요건을 가진다는 법칙이에요. 매일 3시간씩 365일 10년 동안 해야 1만 시간이 되는데요. 집중해서 보내는 3시간이거든요 - 안철수 (2011/7/31) 우선 자신의 분야에 1만 시간 정도를 투입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와 함께 전혀 다른 분야 혹은 더 깊은 분야에 대한 관심과 공부가 결합됐을 때 창조의 힘이 생긴다 - 안철수 (2011/7/31) '균형 감각'이란 중간 지점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양극단을 오가면서 최적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끊임없는 과정이라고. 세상을 사는 데 균형 감각이 매우 중요한데 그것을 얻게 해주는 건 책밖에 없는 것 같아요-안철수(시오노 나나미 인용) (2011/7/31) 안철수 교수의 삶이 얼마나 사람에 대한 자신의 책임의식과 도전으로 이루어져있는지 그분의 말씀에서 짙게 묻어난다.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과 세상의 공영을 생각하며 도전하는 삶이 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것인지. (2011/7/30) 안철수와 박경철, 독단과 탐욕이 지배하는 우리시대를 이야기하다 http://t.co/KxR3bfv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라는 말은 정답이 아니다. 수익이 목표가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하다.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범죄와 다름없다. (2011/7/30) '안철수와 박경철2', 서바이벌·오디션 누르고 시청률 1위 http://t.co/YCFNyFb 잠깐 봤었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저와 다르지 않음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사람을 생각한다면 결론이 크게 어긋나지 않겠지요. (2011/7/30) 이건희 회장 “소프트 기술 악착같이 배워라” http://t.co/PIEaMGC 소프트웨어 기술의 핵심은 생각하는 방법과 생각을 모으는 방법, 생각을 행동하는 방법. 악착같이 ...

Apple iCloud와 Google, Cloud Computing Metaphor 비교

이미지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6월 6일 있었던 WWDC 오프닝 키노트에서 자사의 iOS 플랫폼을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iCloud와 밀접하게 결합하도록 플랫폼의 진화를 선언했다. 일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주로 스토리지 즉, 저장소 중심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어서, 왜 KT 같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스토리지 중심으로 바라보나 (혹은 광고하나?)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애플의 iCloud 발표는 또하나의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셈이었다. 스티브 잡스가 설명하는 애플의 iCloud 메타포 클라우드 컴퓨팅을 어떻게 이해하면 좀더 쉽게 개념(mental image)을 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구글과 애플, 기타 다른 기업들의 접근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까? 추상적 개념은 은유법만큼 이해하기 쉬운 게 없고, 또 잘 만들어진 은유 체계는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더 발전시킬 수가 있다. 조금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감이 있지만, 개괄적 수준에서 이해해주기 바란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반 기술을 보는 게 아니라 활용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므로 전문 지식 없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메타포(은유 체계) 흔히 클라우드라고 부르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을 뜻하는 것인데 단순화해서 표현하자면 클라우드는 인터넷을 의미하고 컴퓨팅은 개념적인 컴퓨터의 연장선 상에 있다. 메인프레임, 유닉스 혹은 퍼스널 컴퓨터(PC)에 익숙해진 컴퓨팅 개념을 클라우드로 확장시키려면 컴퓨팅의 요소들을 식별해보면 쉬운데 대표적 요소는 1. 프로세서 즉 계산 장치, 2. 장기 기억 장치 즉 저장소(스토리지), 그리고 3. 이 환경에서 실제 실행되는 프로그램 들을 들 수 있다. 이렇게 단순화하면 첫번째 요소인 프로세서에는 PC의 경우에 CPU와 메모리, 캐시 등의 요소들이 모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즉, 프로세서라고 분류한 영역은 계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Apple의 Hippie 정신을 유지해주는 관리 체계

애플이나 페이스북 같은 엔지니어 중심의 기업 문화에서는 직원들 모두에게 엔지니어적인 사고 방식을 요구한다. 엔지니어적이란 표현을 페이스북에서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의 의미에 가깝게 사용하지만 이 표현의 핵심은 엔지니어의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자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왜' 라고 되묻는 문화이기도 하고, 평범함을 거부하는 변화 지향적인 문화이기도 하며 실질적인 가치와 성과를 중시하는 문화이기도 하다. 다만 애플은 다른 기업과 달리 의사 결정 과정에서 디자인 파트의 의견을 매우 중시한다고 알려져 왔었다. 디자인 역시 심미적 가치를 생산하는 창의적 활동이므로 엔지니어 정신에 포함하여 생각해왔다. 아침에 읽은 다음 기사에서 드러난 애플의 관리 체계를 보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아침에 접한 포츈 지의 Apple 관련 기사 번역 글 애플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 AppleForum www.appleforum.com 잡스가 떠나면 애플이 살아남지 못 하리라 믿는 이들은 다세포식 조직도 아마 믿지 않을 것이다. 애플이 실제로 다세포 조직일 수는 있겠지만 생명의 기반은 역시 잡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모두 의견의 영역일 따름이다. 잡스 스스로는 애플을 자기가 없을 때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해 놓았다고 믿고 있다. 항상 즐겁지는 않더라도 애플의 문화를 여러 모로 만들어냈고, 자신의 방식을 내부화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잡스는 자신의 가르침을 모아서 적절하게 보존한 다음에, 애플의 다음 세대 지도자들이 자신의 가르침을 갖고 활용할 수 ... 엔지니어적인 관리 혹은 의사결정이라고 하면 의사 결정자는 실질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애플은 이를 직접 책임자(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DRI)라고 명하며 모든 중요 프로젝트에는 DRI를 명기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DRI가 분명하다면 해당 프로젝트의 DRI에 해당하는 사람은 모든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

소프트웨어 개발, 집중력이 변화의 출발점

문제 해결에서는 집중 혹은 몰입이 유일한 정성적 방법 초등학생인 딸애와 수학 공부를 가끔씩 같이 하는데, 수학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타고난 두뇌도 중요하지만 집중력과 끈기가 훨씬 중요하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단순 계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머리 속에서 끄집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먼저 끈기 있게 문제에 도전하는 자세가 가장 먼저이고, 다른 잡념 없이 문제에 몰입하는 게 두번째입니다. 사람의 뇌가 좌뇌와 우뇌로 나뉘어져있고 그 역할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계산을 빠르게 하고 논리성에 따라 추론하는 것은 주로 좌뇌에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사전 암시 없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머리 속에서 떠올리는 역할은 좌뇌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우뇌 혹은 좌뇌와 우뇌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집중 혹은 몰입은 이러한 뇌의 활동을 최대한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사람에게 알려진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수많은 문제들의 해결을 요구받습니다. 쉬운 문제도 있고, 복잡한 문제도 있지만 단순 개발자가 아니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집중을 돕는 방법은 별로 없습니다. 스스로 집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 환경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스스로를 몰입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개발할 때 음악을 듣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음악을 들으면 몰입이 되지 않습니다. 뇌가 음악에 방해를 받게 됩니다. 다만 음악이나 명상은 집중하기 힘들 때 뇌의 휴식을 줄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집중하기 어려우면 뇌가 완전히 쉴 수 있도록 고요한 명상이나 클래식 음악을 활용하고 생각을 멈추는 시간을 가지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일단 개발을 시작하면 집중을 하도록 해보십시오. 익혀진 패턴을 반복하는 개발이 아니라 상황을 모두 제어, 지배하는 집중하는 개발로 변화하면 개발자의 능력도 향상되고, 결과 퍼포먼스와 퀄리티 또한 향상되게 됩니다. 집중과 끈기, 그리고 자신에 대한...

국내 소프트웨어, 변화를 시작하자

페이스북, 구글의 개발과 테스트에 대한 글들을 접하면서 국내 개발자들의 반응은 충격적이다, 부럽다 다양했습니다. 우수한 개발자들이 훨씬 더 많은 책임을 가지고 혁신을 향해 뛰어가는 모습이란 점에서 페이스북과 구글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들 국내 소프트웨어 환경의 열악한 처우 혹은 경쟁력에 대해 비판적으로 언급하였지만 어떻게 변해야 할까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국내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갖추는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나는 데로 적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 변화의 방향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 내부 변화가 필요하다 정책에 앞서 먼저 소프트웨어 기업 내부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는 페이스북, 구글에서 보여주는 엔지니어 중심적이고 기술 중심적인 변화, 그리고 끊임없는 창의와 혁신을 북돋우는 문화가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에도 가야할 방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몇번 언급했던 내용들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정리해봅니다. 1. 단순 기능 분업은 기술 기반 혁신을 막는다. 기획 따로, 개발 따로의 분업 구조는 엔지니어의 책임 범위를 축소시키고 수동적인 존재로 만듭니다. 실리콘밸리는 비즈니스를 배운 엔지니어에 의해 혁신이 추동됩니다. 엔지니어가 기획하고 검증하는 시도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소프트웨어를 지식 산업의 방향으로 이끌려면 기술을 아는 엔지니어가 비즈니스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문화가 기업 내에서도 필요합니다. 2. 엔지니어를 4,5명의 소그룹으로 정예화하여 새로운 도전을 활성화하라. 과감하게 Risk taking하되 빠르게 검증하고 성과를 분명히 하라. 페이스북과 구글은 우수한 엔지니어가 아니면 직원을 뽑지도 않고 또 평범한 퍼포먼스의 엔지니어는 결과적으로 내보내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가진 능력있는 엔지니어들 중심으로 짧은 기간 동안 도전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NHN의 성공 비밀일까? 혁신의 재정의-이해진 NHN 창업자

임원기의 인터넷 인사이드 : 혁신의 재정의-이해진 NHN 창업자 NHN의 의사 결정에 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들어서 문득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올해 2월에 이해진 창업자의 혁신에 관한 연설을 요약해둔 블로그네요.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NHN은 기술 회사가 아니라 서비스 회사이다. 사람들의 본질적인 욕구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욕구(니즈)를 확실하게 해결해주는 것이 혁신이다. 혁신을 위해선 크리에이티브가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Discipline이 필요하다.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지만, NHN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네요. 구글과 NHN은 정반대에 서있는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은 NHN과 달리 소비자는 잘 모르고, 기술은 잘 아는 회사이지요. 이해진 창업자는 구글 어스를 보고 기술로 경쟁하는 것에 대해 좌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NHN은 한국 소비자를 잡는 방법에 성공했을 뿐입니다. 물론 그것도 엄청난 성과이지만, 혁신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욕구라는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Problem을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욕구를 제대로 해결해주는 것은 Problem Solving을 하는 과정과 동일합니다. 문제는 Creative Problem Solving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Innovating Company냐 아니냐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Needs만 따라가서는 혁신을 한다거나 패러다임을 만들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Needs가 출발점이 될 수는 있습니다만 Needs의 본질적인 요구를 개념화하고, 기술의 발명, 발전과 조우하는 메커니즘 없이는 새로운 10년을 앞서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에는 영역의 상호 침투가 많이 발생합니다. 혁신적인 Problem Solving은 문제의 범위를 고도화하면서, 확대합니다. 결국 고정된 패러다임에 도전하게 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혁신적인 회사가 되려면 제약없이 Innovation 을 위해 일정 수익을 과감히 재투자하는 회사...

네이버 소셜 전략(NHN Social Strategy)에 대한 짧은 생각

Facebook, Twitter는 Relationship (그래프로 보면 edge 혹은 arrow) 을 중심에 두고 그 연결 수단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Facebook의 friend, Twitter의 followship이 그런 거라고 볼 수 있다. Google은 현재로서는 직접 그 연결 수단을 제공하는 서비스보다는 그 연결고리를 쫓아서 기존 핵심 서비스의 정보를 좀더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물론 연결 플랫폼이 되려는 노력을 중단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Apple은 Ping 서비스로 음악 사회관계를 자산화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네이버의 소셜 전략은 Relationship을 관리하기 보다는 각 노드 즉, 사람을 관리하는 데 포커스를 둔 것 같다. 네이버가 생각하는 소셜 네트웍 서비스는 기존의 까페, 블로그, 미투데이, 그리고 소셜앱스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는 앱들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서비스를 통해 사람을 묶어두고, 네이버 서비스 사용자들이 좀더 많은 네이버 서비스들과 친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관계를 통한 연결 확대, 그리고 순수한 소셜 연결의 확대는 관심 대상이 아니다. 특정 서비스 사용자를 더 유치하는 게 목적이라고 봐야 한다. 어떻게 보면 Social Platform이 되길 포기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기존 서비스 사용자들을 더 잘 붙들어도 국내 1위 업체인 네이버의 성장은 충분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Google처럼 기존 서비스에 소셜을 고려한 새로운 기술들이 결합하는 것도 아니다. 1위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과 1위가 되고 난 다음의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수비적이고 안정적인 형태의 투자만 하는 건 아닌가 싶다. 자금 여력이 있을 때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다음은 자금 여력이 많지 않은데도 2위 업체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작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NHN의 현 모습은 삼성과 유사한 fast-follower 전략...

Social Networks, 연결하여 더욱 자유로운 개인들

이미지
Web과 Social 얼마 전에 " 소셜 웹이다 " 라는 온라인 책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여러 가지 이슈를 던져주긴 했지만, Web 2.0의 기반을 Social Web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Web 2.0과 구글, 리눅스 그리고 위키피디아의 실체를 Social Web이라고 부르자는 내용이었다. Open Source, Open Community, Collective Intelligence 이러한 내용이 Web 2.0의 핵심 문제 의식이었고 블로그, 위키, 유튜브, 위키피디어, 집단 창작 (더 나아가 구글), 그리고 기술적으로는 REST와 open API, open API에 기반한 mashup 등이 모두 웹 2.0의 실현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웹 2.0 자체가 Social Networks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Social Web이라는 주장. 솔직히 기대했던 것은 Facebook과 Twitter가 대표하고 있는 Web 2.0 이후의 Social Networks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인데, 그 글은 Web 2.0의 Social 측면을 얘기하고 있었다. 기대했던 얘기가 아니어서 실망했지만,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던 Social이란 화두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Web 2.0의 Social과 지금 열광하는 Social이 같은 것일까? 직관은 Web 2.0의 Soical Networks와 현재의 Social Networks는 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느낀다. 그것은 무엇일까? Social과 Web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던진 글은 다음 Wired 기사이다. Web 2.0의 실체는 Social Web이라고 보는 앞의 글과 달리, 이 글은 Web은 끝났다고 본다. 웹은 죽었는데 인터넷은 만수무강할 것이라니... The Web Is Dead. Long Live the Internet (2010. 8. 17) Wired 2010년 9월호 표지 글이 "The Web is dead"라는 도...

창의적인 Smart Software Engineer를 위하여

Google을 포함해서 Facebook, Twitter와 같은 미국의 신흥 기술 기업들의 가장 큰 특징은 Smart People 을 확보하고 이들로부터 혁신을 이끌어내는 데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절실하게 인재들을 관리하고 이들이 최상의 Output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서울대 전산학과가 매년 정원 미달이라는 우리 나라 현실과 겹쳐진다. 그나마, 우리 나라 기업 문화는 Smart People들의 능력을 이끌어내어 결과를 만들어내기보다는 누구나 고만고만한 결과를 만들 수밖에 없는 관리 방식으로 인해 Smart People 무용론에 젖어있었다. 창의적인 인재들은 외국계 기업으로 나가거나, 창업했다가 한국의 기업 현실 속에 파산하고 현실과 타협하거나, 학교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그저 혼자 잘난 체 하는 이로 별다른 역할 없이 고립되어 살아간다. 논리적인 비약이긴 하지만, 서울대 무용론 같은 것도 결국 이러한 현실, 즉 탁월한 인재가 엄청난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과 맞물려 있는 게 아닌가 싶다. Google, Facebook, Twitter 같은 회사들은 탁월한 인재를 통해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데에 회사의 운명을 거는 회사들이다. 마케팅적인 요소, 서비스나 제품 관리 요소 등 다양한 이슈들을 함께 갖고 있지만, 그것들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들은 아니다. 왜 이러한 회사들을 우리는 만들지 못할까. 개인적으로 하루 아침에 이러한 환경을 만들 수는 없다는 답을 가지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데로 Smart People들이 Smart한 Output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데, Smart People들을 많이 보유한 회사에서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drive해주지 않으면 Smart People들은 자극을 받지 못하고 평범해지거나, 나홀로 헛똑똑이가 되고 만다. 나름 Smart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신보다 훨씬 Smart하고 훨씬 시간 관리에 철저하며, 훨씬 높은 Qu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