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위조와 아하(A-ha) 현상


기억이란 게 얼마나 엉터리일수 있는지 가끔 놀랄 때가 있다.
"무의식의 기억 위조" 현상인데 우리가 기억을 저장할 때 어떤 느낌으로 저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되었지만 강렬한 기억은 강력한 위조인 경우가 많은데 낡아진 기억을 복원하기 위해 우리의 무의식은 주변의 비슷한 느낌을 키로 저장된 기억들을 사용하여 완벽(?)하게 재구성하기 때문이다.

수십년만에 페북으로 만난 후배를 마치 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낄 때, 사실은 그 후배와 관련된 기억들은 유사한 이미지를 가진 다른 이의 것이었음을 점차 알게 되고 나중엔 그 이미지조차 원래 그 후배의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기억 속에서 바꿔치기되어버렸음을 발견한다.

강렬한 위조였음을...

SW 기술의 기억도 다르지 않다. 흔히 지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라고 뭐 특별히 다른 방식의 기억소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니까..
중요한 지식, 선입견들 중 첫 인상이 강렬했던 것들은 강력한 방식으로 위조되는 경우가 많다. (난 절대 이런 기억의 정확성을 두고 내기를 하면 안된다 ㅠ)

그런데 어떻게 뇌는 이 수많은 기억들을 미묘한 느낌의 코드로 분류하여 저장하는 것일까?
그 메커니즘은 알수 없지만 기억력과 관련해서는 보통 매우 차분하게 몰입되는 경우가 가장 오래 남고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는 매우 짧은 기간 유지되는 기억 효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사실은 차분할 때 작은 느낌의 차이까지 기억할 수 있고 장기 기억화될 여지가 많다는 뜻이 아닐까?

기억 능력과 아하 현상(a-ha effect, eureka effect)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보이지만 기억에서 차지하는 무의식(인지하지 못하는 뇌의 활동)과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억의 끄집어냄(검색?) 방식을 보면 유사한 메커니즘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기억은 위조하여(!) 끄집어내는 것이고 아하 현상은 비슷한 것들을 무의식이 총합하여 추천한 것들 중에서 솟구쳐올리듯이 처리한다고나 할까!

P.S

A-ha 현상이 실재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단지 오랫동안 풀어온 문제의 답을 재발견할 뿐이라는 주장도 있고, 비동기적이고 병렬적인 처리를 하는 우뇌의 활동이 주로 이런 답을 발명하듯이 만들어낸다는 주장도 있고, ... (이러한 우뇌의 활동 역시 우리가 인지하는 과정이 아니므로 무의식 활동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경우 외화(externalization)에서 주로 A-ha 현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별다른 게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친구에게 하나씩 설명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해법을 발견하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은 매우 흔한 과정인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핵심인 시간과 속도의 관계는 이렇게 발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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