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조직의 매니저는 얼마나 많이 필요할까

기술 조직에서 매니저는 얼마나 많이 필요할까.
관리 편의를 위해 일찍 매니저가 된 친구들은 스스로 기술 개발을 하지 못하고 관리와 다른 팀원들의 연구 결과를 간접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업무를 할수밖에 없는데 지식 체계의 기반이 부족해지고 스스로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마련이다.
물론 관리도 재능이 필요한 영역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학습할 수 있는 영역이다.
연구 전문성에 대한 코칭이나 리딩은 금새 학습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결국 다른 상위 관리자의 의사결정에 기대게 되기도 한다. 
너무 이른 매니저 역할은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를 잃기 쉽다는 뜻이다.
기술직을 시작한지 1,2년만에 팀장이 되면 준비없이 관리와 기술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된다. 결국 형식적인 패턴에만 익숙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십년 가까이 IT 업종에서 일을 하고 매니저 역할만 했던 이가 얘기를 해보면 전혀 생각의 깊이가 없는 경우를 볼 때가 가끔 있다. 외부에서 보기엔 훌륭하고 성실한 매니저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무언가를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환경에 있지 못했던 것이다.
그냥 패턴적으로 조건반사하듯 의사결정을 반복하고 기술적 피드백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모습은 웃프다. 
한국은 위계적 문화 때문에 위계 상의 윗 사람이 진정으로 뭘 학습하기가 쉽지 않다. 개인적 성실성으로 한다고 해도 비평해줄 사람이 거의 없다.
깊이있는 의사결정을 할수 있는 오픈된 토론 회의 문화도 큰 역할을 하겠지만 너무 일찍 매니저들을 만들기보다는 관리를 자율 책임에 많은 영역을 넘기고 매니저를 줄이는 방식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 의사결정자의 윗쪽으로 갈수록 조금 더 큰 인내심을 필요로 할수 있다.
Bottom-up이 활성화되면 top-down은 이해시키는 비용을 포함해야 한다.
위계의 계층을 줄일 수 있는 자율 단위 규모가 최대 100명 남짓이라면 그 정도 안에서 대부분의 크리티컬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 셈이다.
(젊은 친구들이 어쩔수없이 매니저를 맡아야 한다면 너무 오래지 않은 시점에 다른 친구에게 넘기고 기반을 다시 다지는 기간을 갖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경력자를 수혈해서 바로 매니저 역할을 맡기는 것은 문화 융합 문제와 자질 등이 우려되므로 일정 기간 유보하는 룰을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기술 조직의 경계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얘기이다. 성격이 많이 다른 프로젝트성이나 경영 의사결정은 조직의 대표성을 가진 이들과 프로젝트에 직접 관여하는 핵심 당사자들로 구성하는 게 맞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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