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R 가설과 검증, 그리고 실제 적용

O&KR, 가설과 검증


구글이 전통적인 관리 기법은 모두 거부했지만 O&KR(목표와 핵심결과) 방식은 채택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엄청난 인재들을 모아두고 불필요한 간섭을 하기보다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는 최소한의 관리 원칙만 두겠다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목표 설정은 생각의 방향에 관한 것이니까 전반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가 어느 정도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고 그외에는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목표 설정 외에 핵심 결과를 지표로 두는 것은 과학적 사고의 핵심과 연결된다고 생각하는데 구글에서는 핵심 결과 즉, Key Results를 평가 지표로 생각하지 않았고 스스로 목표를 구체화하는 검증 방법으로 바라보았다.
검증할 수 없는 추상적 목표를 검증 가능한 구체적 결과물로 리타겟팅하여 사고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가설과 검증에 관련된 과학적 사고 기법과 연결된 관리 방식인 셈이다.
물론 O&KR의 핵심 결과는 엄밀한 검증을 위한 것은 아니다. 목표를 직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설정하는 것이며 목표를 정량화한다기보다는 목표의 수준 혹은 개인적 방향을 간접적으로라도 계량할 수 있는 숫자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구글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너무 쉬운 목표가 되거나 너무 어려운 목표가 되지 않도록 개인이 판단하기에 60~70% 달성을 목표로 할 수 있는 수치를 잡으라고 권고한다. 
분기별로 알아서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최소한 분기별로는 한번 더 목표를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서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을 스스로 관리하는 관리 방법이라고 할까.
(O&KR을 평가 지표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좀더 KPI에 가까워지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과학이란 용어를 쉽게 사용하면서 검증을 게을리하는 것을 종종 본다. 
과학이 절대적인 답을 주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어쩌면 그것이 과학과 수학의 차이점일지 모르겠다.)
요즘은 데이터가 모든 것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데이터 중심이란 말을 하면서 인과관계 혹은 메커니즘에 대한 가설을 세우지 않고 데이터만 수집하거나 기계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선험적인 결론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가설은 회의할 필요가 있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검증이 아니더라도 가설은 좀더 풍부할 필요가 있고 인과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으며, 그 결과는 잠정적으로 존중되고 또다른 가설과 검증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O&KR은 최종적인 과학적 결론을 요구하는 기법은 아니다.
단지 스스로는 목표의 수준과 성취 방향성을 가늠해보는 시도를 하게 만든다.
이 과정이 반복이 되고 계속 방향을 조정하면서 개선하다보면 군집된 결과는 미리 계획된 방향에 비해 다양할지 모르지만 큰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개인의 다양성과 편차를 그대로 표현되게 할 수 있다.

O&KR 실제 적용할 수 있을까


O&KR을 연구개발 조직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한 10년째 하는 것 같다.
목표 관리를 잘하는 친구들은 사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metric인 key result도 편하게 잡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조직에서도 목표 설정과 핵심 지표 설정을 하다보면 일부는 6개월 가까이 수립을 못해서 결국 목표다운 목표를 수립하지 못하기도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어떤 이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기도 한 셈이다.
수명 업무에 익숙하거나 작은 미션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는 일을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 얘기는 협업의 수준이 높지 않고 주어진 일만 해왔다거나 스스로 할 일을 정하기 어려운 강한 드라이브가 항상 주어져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과는 너무나 다른 구성원, 조직이지만 목적 설정과 목표 수준의 수립은 지식 노동을 하고 자율성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 조직에게는 매우 중요한 관리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이 방법이 최선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루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작을수록 이 방법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KR을 정성적인 요소를 계측할 수 있는 부수적 지표라고 부른다. 사람은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생각에 방향성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나머지는 전문가들인 이들이 알아서 길을 서로 물으며 찾아가면 된다고 본다.
너무 늦지 않게 목표를 다시 조정하거나 다시 수립할 수 있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하면 그것으로 가장 중요한 관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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