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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에 대한 단상


벌써 4월 하순이다.
열흘만에 제품 하나 프로토타이핑을 하겠다고 했는데 곧 한달이 다 되어간다.

다행히 due date이 한달 정도 연기되어서 여유(?)가 생긴 것도 있고
현실적으로 주중에는 일정이 너무 빠듯하여 코딩을 하긴 어려워 주말 중심으로 코딩을 하다보니..
(주중엔 정말 혼절하는 일이 잦고.. ㅠ_ㅠ)

그래도 그와중에 진전이 되고 다시 코더로서의 흐름이 되살아나고 있다.
역시 믿을 건 내가 짠 기존 코드들.. ㅠ_ㅠ

설계를 상당히 상세한 수준으로 진행하고 난 다음에 top-down으로 코딩을 스크래치부터 시작하는데..

코딩을 하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은 설계를 열심히 하는 연구원들 중에 코딩을 못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는 것..
물론 설계도 팀 회의 수준에서 편하게 발표할 때와 세미나 형식으로 앞에 나와서 할 때는 차이가 많이 나고.. 세미나 형식에서는 역시나 논리적 발표를 못하는 문제가 보통 보이지만...

문제가 뭘까 많이 생각해보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인데 현재까지 판단은

1. 앉아서 하는 팀 발표는 개별 사안을 산발적으로 편하게 얘기해도 다 이해하고 보통은 공통된 지식 기반이 많아서 일부 이슈만 가볍게 터치하면 되지만, 서서 하는 세미나는 좀더 큰 주제를 깊이있게 얘기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훨씬 큰 논리성을 요구한다.

부담도 크고,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도 bottom-up과 top-down을 통해 개념 모델을 여러 번 다음어야 하는데 이런 일을 부담스러워하고 실제로 잘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논리가 산발적이고 나열적인 수준이라고 할까.

2. 그런 데로 작은 이슈들을 모아서 어느 정도 설계가 된 후에도 코딩을 전혀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왜 이럴까 생각을 해보면..

설계는 큰 개념 모델을 통해 논리를 전개하지만 코딩은 철저하게 bottom 수준에서 시작해야 한다. task를 가능한 한 쪼개서 해야 하고 여러 개의 task를 동시에 머리에서 전개하면 진행하기 어렵다. 즉, 여러 개의 개념들을 논리적으로 추상화하여 동시에 바라봐야 하는 설계에 비해 코딩은 철저하게 task를 쪼개서 queueing하고 하나의 task에 집중해야 하며 가능한 한 연관된 task를 줄여야만 흐름을 타고 진행할 수가 있다. (물론 논리적 설계도 실제로는 이러한 과정을 계속 거치지 않으면 심화나 문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생각의 divide & conquer 전략이 설계와 코딩에 필수다.)

SW 논리라는 건 철저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검증은 대부분 코딩 없이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완벽해보이는 가설이라도 코드를 통해 검증하지 않으면 가설에 불과한 것이다.

SW에서 믿을 건 코딩이다. 설계가 없으면 검증할 게 없으니 허망한 일이지만, 검증되지 않는 설계는 그냥 취향일 뿐이다. 그런 취향은 누구의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안타까운데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건 아무리 경험을 얘기하고 조언을 줘도 본인 스스로 그 흐름, 그 감을 이해하고 고통을 극복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일이다.
누구나 맨땅에서 설계하거나 코딩할 때 혼자 버려진 황량감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거.

이를 극복 못하면 아무런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
여기서 좌절하면 SW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순간 늘 든든한 성취의 기쁨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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