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혁신 방법. 메타포(metaphor)의 확장과 목적(goal)에 따른 결합

소프트웨어 기술의 창의적 혁신이 소프트웨어 발전의 핵심이라고 주장해왔는데 높은 추상 수준에서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방법은 예시하지 않았는데 몇 가지 쉬운 예를 들어본다.

창의는 끊임없는 심화와 아이디어의 포착을 통해 만들어진다.
창의는 생각을 통해 만들어진다. 창의는 무(無)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연속선 상에서 약간의 jump를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
생각은 크게 다음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생각을 잘 정리하고 개념화하고, 그 개념의 정신적인 표상(mental image)을 확립하는 통찰이 하나의 방향이며, 이를 통해 풀리지 않는 문제를 명확하게 하고 계속적인 생각을 통해 문제의 풀이를 찾는 것이다.
또다른 방향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단상들을 잘 잡아서 기록해두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생각의 심화와 우연한 착상 두 가지를 뜻하며, 실제로는 두 가지가 결합해서 하나의 결과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풀리지 않는 과학 문제가 우연한 착상을 통해 연결되어 풀리기도 하며, 재미있는 발상을 심화하고 발전시켜 위대한 발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람의 뇌를 구성하는 좌뇌와 우뇌의 동작 방식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직렬적이며 논리적인 좌뇌와 병렬적이며 비동기적인 우뇌의 처리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창의는 이들 활동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또, 이러한 문제를 개인적인 사유의 영역에서 여러 사람의 다양한 사유를 통해 좀더 많은 관련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회의이다. 회의는 더 나은 창의를 더 빨리 발생하게 하는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창의의 기교 하나. 메타포의 확장 적용
"좀더 기술적으로 창의를 쉽게 일으키는 방법은 없을까"하는 고민을 할 수 있는데 너무 기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창의의 본질과 맞지 않긴 하지만, 도움이 되는 기교는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생각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다. 생각을 변형해보고, 범위를 넓혀서 생각해보는 등 안된다는 결론에 갇혀 있기 보다는 명확하게 안된다는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끊임없이 해결책을 사고의 변형과 확장을 통해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좀더 구체적인 방법 중 메타포의 확장 적용의 예를 들어보자.
어떤 메타포(metaphor, 은유)를 가지고 사물을 인식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앞에서 mental image라고 표현했는데 논리적 개념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친숙한 은유를 통해 좀더 직관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그 개념의 심화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복잡한 논리 체계를 머리속의 활자로만 인식해두면 금방 잊어버리게 될뿐 아니라 응용할 수 있는 지식이 될 수가 없다.

이어폰을 끼고 MP3 플레이어를 듣고 있다가 집에 들어오는 예를 생각해보자. 집에는 전축이 있고 좋은 스피커가 갖추어져 있다. 이럴 때 MP3 플레이어의 음악을 쉽게 전축으로 옮겨서 실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이것을 MP3를 "홈 연계 실행"하는 메타포라고 얘기할 수 있다.
최근에 애플에서 발표한 Apple TV는 이러한 메타포를 동영상과 TV에서 적용하고 있다.
아이팟에서 동영상을 보고 있다가 집에 들어왔을 때, Home Theatre가 잘 갖춰진 집에서는 TV를 통해 계속 실행하고 싶은 것이다.

적합한 예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홈 연계 실행"이라는 개념(용어가 아님)이 분명하면 쉽게 적용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디오라는 개념에 잡혀 있으면 이 은유를 확장할 수가 없다.

메타포를 확장 적용하면 메타포가 표상하는 개념 자체도 심화되고 새로운 특질이 발견될 수 있다. 그리고 메타포의 확장 적용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창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서 유전학 알고리즘(genetic algorithm)이나 신경망 알고리즘(neural networks) 같은 경우는 유전학, 생물학의 메타포를 소프트웨어에 적용한 경우이다.

물론 창의가 생각 수준에서 하나의 제품과 같은 형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사고의 검증 과정과 정련 과정, 그리고 다른 기술과의 결합, 마케팅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거쳐야 한다. 앞의 Apple TV 예만 하더라도 실제로 그렇게 메타포가 확장 적용된 것인지 다른 경로로 아이디어를 수집한 것인지도 알 수 없으며, 이것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가 없다. 하나의 창의적 발상의 예로 들었을 뿐이다.

창의의 기교 둘. 목적에 따른 기술 결합
목적에 의해 기술을 결합하는 것은 별로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좀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목적으로 하라는 것이 소개하는 핵심 내용이다.
메타포를 만들 때도 좀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지적 표상(mental image)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목적을 설정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매우 구체적인 시나리오일수록 아이디어들이 쉽게 끌려나온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목적으로 잡아보자.

"'가까운 일식집을 알려줘'라고 휴대폰에 질문한다"

이 시나리오는 음성 인식 관련 사이트에서 6,7년 전에 올린 글인데 이 기술이 구현된 것은 사실 얼마되지 않았다.
관련 기술은 스마트폰 기술, 음성 인식, 지도 검색, 위치 정보 서비스 등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목적은 일반화된 목적에 비해 관련 기술들을 찾기 쉽게 해주며 결합 방법도 분명하게 해준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기술들은 새로운 목적에 아주 딱 맞게 갖추어져있지는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기술 최적화와 창의적 기술 응용을 수반하게 된다.
특히 사람의 생활 패턴과 관련된 기술일수록 이런 목적 시나리오에 따라 기술을 결합하는 방법이 효과를 가진다.

혁신 기업과 비혁신 기업
기술 혁신과 창의의 영역이 아주 깊은 기술 영역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기술과 기술이 만나는 경계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깊이 있는 영역이든 체계와 체계가 만나는 영역이든 창의의 형태는 유사하다. 다만 적용 범위가 다를 뿐이다. 새로운 알고리즘을 통해 5초 걸리던 계산이 0.5초 걸리는 혁신과 Apple TV의 혁신은 모두 창의적 혁신이다.

혁신 아이디어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만들어지지만 바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심화와 재검토를 통해 최종적으로 소수의 창의가 살아남고 또 시장을 통해 검증된다.

혁신 기업은 초기 아이디어에 숨어있는 잠재력을 중시하고 이를 끌어내려 하는 데 중심을 두는 데 반해, 비혁신 기업은 초기 아이디어가 완벽하지 않으면 생각의 결함만 주목하여 잘못된 아이디어라고 결론 내리고 폐기한다.

혁신 조직은 아이디어를 점점 더 나은 아이디어로 진화시키는 데 조직의 회의 목적을 두는 데 비해, 비혁신 조직은 회의 자체를 단순한 결정의 자리로만 한정한다.
혁신 조직은 아이디어의 유입을 가로막는 사소한 압박도 줄여나가는 데 비해, 비혁신 조직은 불필요한 억눌린 분위기를 통해 구성원들이 단순 공정에 몰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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